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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혁신 포커스 리뷰 3호> 신중년 세대, 은퇴 후의 사회공헌활동

강원특별자치도사회공헌정보센터 0 825 2023.10.06 14:56

신중년 세대,
은퇴 후의 사회공헌활동
임재홍

한서대학교 항공융합학부 대우교수

100세 시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우리가 맞이할 미래는 정년 혹은 퇴직의 개념이 없어지고 경제적 필요뿐만 아니라 자아실현 등의 다양한 이유로 80세까지는 일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적응하기 위한 새로운 가치관과 행동도 요구되고 있다. 로봇과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사람의 일을 대신하는 뉴노멀(New Normal)시대 전통적인 직업이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이 등장함에 따라 지식과 기술의 재교육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에 적응하고 창조해야 한다.

 

 

인생의 전환점, 은퇴

 

유엔(UN)은 2009년 『세계 인구 고령화 보고서』를 통해 인간의 평균 수명이 100세에 근접하는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시대의 도래를 예고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보고서 역시 “한국은 그동안 가장 젊은 나라였지만, 향후 50년 이내 가장 늙은 나라로 변할 것이다”라고 전망하였다. 이를 뒷받침하듯 2022년 6월 말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는 17.7%인 9,146,488명으로 나타났으며, 2025년이 되면 65세 인구가 20%에 해당하는 1,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내 인구 10명 중 2명은 65세가 되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다는 의미이다. 이런 한국을 두고 CNN은 “세계에서 인구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이자 출산율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나라”라고 표현했다.

 

이제 바야흐로 100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은퇴는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누구나 언젠가 맞닥뜨리게 되며, 은퇴자는 정든 직장을 떠나야만 한다. 은퇴는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새로운 과제와 경험, 불확실성을 부여한다. 하지만 은퇴 뒤의 생활은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지 추구하는 목표에 따라 기대와 희망,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고, 반대로 목표가 없으면 심리적·정서적 변화로 외롭고 불안해하면서 우울한 삶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종교역사학자 스티븐 코비(Stephen covey)는 “은퇴는 가장 가치 있는 목표를 성취하는 시기로 개인과 가정을 뛰어넘어 뜻깊은 일에 참여하면서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봉사하는 삶”이라고 하였다.

 

 

기업체의 활동을 넘어서는 은퇴자의 사회공헌활동

 

은퇴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주목해야 할 삶의 목표 중 하나로 사회공헌활동 참여를 권하고 싶다. 사회공헌활동을 개인적인 입장에서 보면 여가시간을 활용하면서 건강 관리에도 도움이 되며, 일정한 사회활동을 함으로써 그동안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후속세대에게 전수하는 인생 멘토로서 가교역할을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사회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는 사회공헌활동이 신중년 은퇴자들에게 하나의 의미 있는 일로서 공공의 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갖는 활동으로 개념이 확장되고 있다. 특히, 전문직 은퇴자의 경우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차원에서 경제적 소득보다는 경험과 전문성을 나눌 수 있는 제2의 인생을 펼치며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사회공헌활동’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의 일환으로 재정적 지원과 물질적 기부 등으로 사회적 책임과 가치를 추구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기업체 활동을 넘어서 사회 구성원 개인도 자신의 경험, 지식과 기술로 사회공헌활동에 직접 참여하여 사회적·공익적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사회공헌활동으로는 지역사회운동, 지역복지 서비스, 자원봉사, 시민 참여, 재능기부, 프로보노(Pro Bono)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확대 운영되고 있다.

 

뉴스플랫폼 아웃소싱타임지에서 ‘슬기로운 은퇴생활을 위한 은퇴와 나의 삶’ 이란 주제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은퇴자들이 은퇴 후에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사회공헌(봉사)활동이 23.6%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으며, 다음으로 강사 등 프리랜서 22.7% 선택했으며, 평소 생각했던 공부 19.1%, 1인 기업 운영 10.9%, 재취업 10%, 창업 8.2%, 귀농/귀촌 2.7% 순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미국 은퇴자협회 조사자료에 따르면, 미국 은퇴자들의 경우 종교활동이 42%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자선활동 17%, 학교 재능기부 12%, 간병봉사 또는 의료봉사 9% 순으로 사회공헌 관련 활동이 총 38%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와 비교해볼 때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인식이 매우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례를 통해 알아보는 은퇴자들의 사회공헌활동 활성화
 
선진국의 사례를 한번 알아보자. 미국의 앙코르 펠로우쉽(Encore Fellowship)은 은퇴 후에도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재취업 프로그램이다. 2009년에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은퇴자들이 자신의 경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비영리단체나 공공기관에서 일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는 은퇴자들에게 새로운 도전과 성취감을 제공하고,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이중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와 유사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스웨덴, 네델란드의 경우 스터디 클럽(Study Clup)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시민들이 평생학습을 위해 스터디 클럽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특히 은퇴자들이 스터디 클럽을 통해 인문학에서부터 자연과학, 법, 정치,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등 다양한 주제로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사회적 연결망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 경우, 은퇴자들의 경험과 재능을 활용해 사회공헌활동에 나서는 공기업이 있다. 공무원연금공단에서는 은퇴공무원들의 사회공헌 포털인 G시니어를 운영하고 있다. G시니어는 은퇴공무원들이 자신의 전문성과 경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보와 기회를 제공하고, 은퇴생활에 필요한 교육과 컨설팅도 지원한다. 고용노동부가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지원하는 ‘사회공헌활동 지원사업’은 베이비 부머 은퇴 세대들에게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활동 분야는 사회서비스(40%), 문화예술(18%), 교육연구(12%) 순으로, 활동 연령대는 65~69(27%), 60~64세(26%)로 나타났다. 각 지자체들은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른 지역 내 은퇴자 전문인력 활용과 교육, 복지, 경영 지원 등 현안을 접목하여 다양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5060 신중년들이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하고 싶다면 서울시 50플러스포털, 50플러스 부산포털, 50플러스 충남, 빛고을 50플러스 센터 등을 이용하면 된다. 그밖에 사회공헌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비영리단체나 재단으로는 한국노인인력개발재단이 은퇴자 재능기부 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50플러스 코리안은 은퇴자 및 시니어를 위해 일자리 창출 및 자원봉사 사업 운영하고 있고, 라이나전성기재단도 시니어 대상 문화복지사업과 소외계층 지원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한국사회복지협의회에서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제21조의3)’에 의거, 기업퇴직자 사회공헌 일자리 연계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퇴직자 사회공헌 뉴스타트’ 사업은 민간기업과 공공부문의 협력을 통한 기업퇴직(예정)자의 사회서비스 분야 일자리 연계 지원으로 신중년 사회참여 지원 및 사회서비스 활성화 도모를 목적으로 하며, 기업퇴직(예정)자에게 사회서비스 분야 직무 교육 및 현장 실습 제공하고 본인의 역량에 맞는 일자리 연계 및 창업·창직 과정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이와 같이 국가, 지자체, 공기업, 사회단체 및 재단 등에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프로그램이 제도적 기반을 토대로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더불어 자체적으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으로 신중년 은퇴자들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활성화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위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사회공헌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사회공헌 우수 기업과 단체에 포상하는 제도적인 인증과 인센티브제를 도입하고, 이를 위한 사회공헌 관련 법률 규정 등 규제를 개선하고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단체나 기업들이 전문적 소양을 가질 수 있도록 전문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차별화된 사회공헌활동 프로그램으로 재취업 등 일자리와의 연계성을 높이도록 하여야 한다.

 

셋째, 사회공헌활동 홍보와 참여의 용이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회서비스 수요와 공급자 간의 매칭을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가칭 ‘한국 사회공헌활동 서비스’ 플랫폼(plat) 구축이 필요하다. 은퇴자들을 위한 재취업이나 일자리 취업포털은 잘 구축되어 있으나, 사회공헌 분야는 아직 제한적이므로 좀 더 보완되었으면 한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는 저출산 고령화시대로 인구·사회구조가 급격히 변화하며 교육, 환경, 의료, 노동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사회서비스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베이비 부머 세대인 신중년은퇴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식과 경험, 전문성을 환원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지역사회 공동체나 사회적 분야의 새로운 가치를 나눌 수 있도록 정부가 분위기를 조성하고 인프라가 구축이 되어야 한다. 특히 베이비 부머 1세대 은퇴자들은 우리나라의 근대 산업 발전과 경제 성장을 이룩하여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데 큰 역할과 견인차를 이끈 세대로, 고학력을 바탕으로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고, 성실함과 애국심, 민주주의 가치관을 가진 1세대라고 본다. 은퇴를 맞이한 베이비 부머 신중년 세대들이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사회공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면 인생 후반전은 보람있고 빛나는 새로운 삶의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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