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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혁신 포커스 리뷰 4호> ESG시대, 패션 기업의 역할

강원특별자치도사회공헌정보센터 0 770 2023.11.10 14:31


 

ESG 시대, 
패션 기업의 역할
김정회

BYN BLACKYAK 상무

패션 브랜드 ‘블랙야크’로 널리 알려진 우리 회사가 2020년 2월 ‘비와이엔블랙야크’로 사명을 변경했다. BYN은 ‘camp in Your New Life’의 머리글자로, ‘당신의 새로운 삶을 지원하는 베이스캠프’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비와이엔블랙야크의 정체성은 한마디로 “지속가능한 패션을 선도하는 글로벌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 기업”이다.

 

 

블랙야크의 친환경 활동 및 제품 개발

 

우리 회사는 1973년 종로5가에서 등산용품을 판매하던 2평짜리 가게로 시작한 토종 한국 기업이다. 하지만 이제는 전 세계에서 기술력과 혁신성을 인정 받는 글로벌 아웃도어 패션 기업이며, 세계 수준의 박람회에서 단일 브랜드 최다 수상 기록도 가지고 있다. 창립자 강태선 회장은 열정적인 산악인으로, 환경과 아웃도어 산업은 필연적 공생관계라는 철학을 가지고 사업 초기부터 다양한 친환경 활동과 제품 개발을 해왔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국내 패션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UN지속가능개발협회에서 선정하는 지속가능개발목표(UN SDGs) 최우수그룹에 2년 연속 선정(2022, 2023년)되기도 했다.

 

블랙야크는 사업 초기부터 블랙야크만의 혁신적인 기술로 자연과 사람을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친환경 제품인 ‘플러스틱(PLUSTIC)’ 개발을 비롯해 마케팅, 플랫폼 전반으로 ‘그린야크’라는 캠페인을 통해 유기적인 활동을 펼치며 친환경 패러다임을 전환, 인지도와 신뢰도를 제고해 가고 있다.

 

플러스틱(PLUSTIC)은 플러스(Plus)와 플라스틱(Plastic)을 합친 합성어로,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지구에 플러스가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친환경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던 어느 날, 우리는 대표적 친환경 소재인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섬유가 해외의 폐페트병으로부터 생산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우리도 국내에서 버려지는 페트병을 재활용해보자는 생각으로 2019년 뉴라이프텍스 TF팀을 꾸렸다. 그리고 마침내 2020년 여름, 티셔츠 상용화를 이뤄내 지금까지 기능성을 부여한 고부가가치 아웃도어 패션 상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으며, 의류와 가방, 모자, 목도리까지 제품군을 확장하면서 2023년 2월 기준 국내 투명 페트병(500ml) 약 6,300만 개를 재활용하기에 이르렀다.

 

 

폐트병 재활용에 주목한 패션 업계

 

그리스어 ‘플라스티코‘에서 유래한 플라스틱은 ‘성형이 가능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인간이 원하는 방식으로 모양을 만들 수 있는 플라스틱의 최초 등장 배경에는 환경 보호와 편의 증진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과도한 플라스틱 사용이 인간과 자연 모두를 위협하는 상황이다.

 

2023년 1월 다보스 포럼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 탄소로 이루어진 온실가스 배출 상위 8개 산업에 패션과 화학, 즉 플라스틱을 만드는 산업이 각각 3위와 4위에 랭크되었다. 그런데 이 패션 산업에서 아주 많은 양을 차지하는 폴리에스터가 사실 플라스틱 산업을 통해 원료를 공급받는다. 다시 말해 폴리에스터 원사가 필요한 만큼 화학 산업도 원료를 만들기 때문에, 수요량이 증가하는 만큼 탄소배출량도 상승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적 책임을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패션 업계는 페트병을 재활용해서 폴리에스터 원사 만드는 방법을 찾았다. 페트병과 폴리에스터는 원료가 PET라는 플라스틱으로 동일하기 때문에, 양쪽 산업군에서 화석 연료를 사용해 신재를 생산하지 않고 이미 생산된 페트병을 재활용하여 폴리에스터 원사를 만들면, 폴리에스터 생산에 투입되던 화석 연료가 사라지므로 원유, 에너지 사용량, 탄소 배출량이 급격하게 저하되는 효과가 있다.
 
 
수입되던 폐페트병을 국내산으로 대체하기까지
 
하지만 문제가 100%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국내외 많은 패션 기업들이 사용할 수 있는 재활용 소재는 일본, 중국, 대만 등에서 폐페트병을 수입해 만든 리사이클 소재밖에 없었다. 그것도 한해 약 7,200톤이라는 어마어마한 양이었고, 이는 소비자들이 환경을 생각해 친환경 제품을 구매해봐야 결국 다른 나라 폐기물만 줄여주게 되는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우리는 언제까지 다른 나라 쓰레기만 줄여주면서 친환경 패션을 실천할 수 없다는 생각에 ‘대한민국 페트병 완전 독립운동’이라는 대의적 과제에 도전했다. 우리만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프로젝트였기에 다양한 파트너들과 컨소시움을 구축했고,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2020년 7월 시장화 성공, 2021년 6월 국민과 동참하는 제품화에 성공함으로써 대한민국 패션계에 새로운 자원 순환 체계 모델을 수립하게 되었다.

투명 페트병 고품질 자원 순환 체계 4단계

STEP 1  변화를 위한 첫걸음, 투명 페트병 분리 배출 - 깨끗하고 철저한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은 재활용 폴리에스터 원사를 만드는 공정의 성패를 좌우하는 아주 중요한 첫걸음이다. 페트병 자체에 색소가 들어가 있거나, 물이 아닌 다른 액체를 담는 등의 이유로 오염된 페트병은 순도 문제 때문에 의류 원사로 재활용 되지 못한다. 심지어 이런 병들이 투명 페트병과 섞여서 배출되면 깨끗한 투명 페트병들조차 재활용률이 낮아진다. 

 

STEP 2  재활용의 시작, PET 플레이크 - 깨끗하게 분리 배출된 페트병을 기다리는 다음 순서는 파쇄다. 페트병을 바로 녹여서 실로 뽑을 수도 있지만, 파쇄 단계에 도착한 페트병들은 뚜껑이나 뚜껑 고리, 잘 떼어지지 않은 라벨 등이 붙어 있어서 잘게 파쇄하고 세척하기 위해 물에 담근다. 그러면 순도 높은 PET는 가라앉고 이물질은 위로 떠오르는 비중 분리와 세척 과정을 거친 후, 순도 높은 재활용 PET 플레이크가 등장하게 된다. 

 

STEP 3  원사가 되기 위한 준비, PET 칩 – PET 플레이크는 곧바로 장섬유로 가공될 수 없기에, 기존의 섬유 원료와 동일한 모양과 물성을 만들어 주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칩(또는 펠렛)이다. 대량 생산을 위한 기준 원료인 만큼, 과거 재활용 폴리에스터 패션을 위해 주로 수입된 것이 PET 칩이다. 국내 폐페트병으로 생산된 K-rPET 플레이크는 260℃의 고온에서 다양한 공정을 거쳐 칩의 형태로 바뀌고, 고품질 의류용 원사로 재탄생할 준비를 마치게 된다. 

 

STEP 4  국내 최초, K-rPET 의류용 원사와 패션 상품 - 단순히 칩을 녹여서 실로 뽑는 과정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블랙야크가 추구하는 기술성, 혁신성, 지속가능성을 담을 수 있는 첫 번째 공정이 바로 K-rPET 의류용 원사화 공정이다. 제품의 목적에 따라 원사의 두께, 표면 및 내부의 구성을 달리해 기능을 부여하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K-rPET 원사는 원단 만드는 방법에 따라 티셔츠, 자켓, 바지, 충전용 솜으로 만들어지고 마침내 우리가 입는 옷으로 완성된다.

 

 

친환경 경영 및 제품 생산에 담긴 진정성

 

우리는 플러스틱(PLUSTIC) 제품 개발 이전에도 자연과의 공존을 본분으로 삼는 기업으로서 치열한 고민과 활동을 이어왔다. ‘클린마운틴 365’ 캠페인을 통해 산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썼고, ‘쿠부치 사막 생태원 조성 프로젝트’를 통해 사막화와 대기 오염의 심각성을 알리고 관심과 동참을 이끌어냈으며, RDS 인증 및 리사이클 다운 도입 등 인간과 환경을 고려한 제품 개발에 R&D 역량을 키워 나가고 있다. 

 

대부분의 산업은 자연환경과 분리될 수 없고, 환경이 무너지면 우리 모두 지금 누리던 것들을 영위할 수 없다는 걸 많은 이들이 공감하기 때문에 ESG 경영 등 친환경이라는 키워드를 필두로 지속가능성이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흐름 안에서 블랙야크가 갖는 차별점은 ‘진정성’일 것이다. 수입이 아닌 우리나라의 폐자원을 재활용하는 것, 그리고 실제 배출 현장에서 파트너와 머리를 맞대고 더 나은 자원 순환 방안을 고민하고, 혁신적인 기능과 디자인을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이 모든 블랙야크 제품에 녹아 들어있고, 이를 소비자들은 반드시 느낄 것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재활용 원사라서, 친환경이어서 품질이 떨어지면 안 된다. 아무리 의미가 좋아도 옷은 옷이기에 예쁘고 기능성이 있어야 구매로 이어지며, 그래야 자원 순환 시스템이 활성화될 수 있다. 그래서 최고의 제품에 국내 페트병 재생 소재를 사용하고, 소비자가 옷을 샀는데 알고 보니 지속가능하기까지 한, 그런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임하고 있다.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고민과 계획

 

향후 친환경 가치 소비가 증가하는 만큼 전사적으로 플러스틱 의류 비율을 지속적으로 늘릴 예정이며, 폐원단, 폐의류에서 실을 추출해 옷을 만드는 ‘GARMENT TO GARMENT 프로젝트’를 올해 본격적으로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밖에 덜 빨아도 되는 워시 리스(Wash-less) 섬유를 도입하는 등 환경과 사업을 병행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친환경 제품들로 소비자를 찾아가고, 패션 산업이 생산부터 폐기로 이어지는 선형 경제에서 벗어나 순환 경제로 이행하도록 동참할 것이며, 패션 산업이 환경을 오염시키는 산업에서, 환경을 살려 나가는 산업이 되도록 앞장서고자 한다.

 

최근 ESG라는 단어가 화두가 되고 있는데, 앞으로 블랙야크가 한국의 ESG 경영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도약했으면 한다. K-rPET 사업을 전개하면서 처음에는 단순히 ‘페트병 원사로 옷만 만들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이 일이 가능해지기까지 정부 기관, 지방자치단체, 민간 기업, NGO 등 정말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하면서 ESG의 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가 모두 이 K-rpet 사업에 담겨 있음을 몸소 실감하게 되었다. 앞으로도 우리가 만든 자원 순환 체계를 잘 가꾸고 발전시켜서 한국형 지속가능 패션, 한국형 ESG 경영의 모범이 됨과 동시에, 더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적극 실천하도록 돕는 미래를 꿈꿔본다.



[출처]  (전체) | 지식·정보 | 센터발간자료-사회공헌정보센터 (crc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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