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납세자 24명 시상…배우 소지섭 씨, 기부활동으로 수상
신발 제작 업체 선형상사를 운영 중인 백호정(60) 대표는 신발을 제작하면서 아버지 생각을 자주 했다.
장애인이었던 아버지는 거동이 불편했기 때문에 정상인들과 다른 신발이 필요했지만, 기성품 중에는 꼭 맞는 제품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백 대표는 평생 자신에게 꼭 맞는 신발을 신어보지 못한 장애인을 위해 맞춤 신발을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문제는 기술 개발을 위해 필요한 돈이었다.
맞춤형 신발을 만들기 위해서는 각각 발 형상에 맞는 신발 가공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적지 않은 적자를 각오해야 했다.
하지만 백 대표는 아버지를 떠올리며 기술을 개발하기로 마음 먹었다.
결국 그는 '3차원(D) 측정을 통한 신발 골(발 형상) 가공기술' 개발에 성공, 장애인을 위한 신발을 만들어 기부 활동도 벌였다.
그는 부산의 2개 대학과 협약을 맺고 관련 기술을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교육하기도 했다.
국세청은 백 대표를 포함, 사회 곳곳에서 공헌 활동을 펼쳐온 24명을 선정해 '아름다운 납세자상'을 수여했다고 29일 밝혔다.
올해에는 낙후 지역 주민에게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공익 가치 실현에 기여한 사회적 경제 기업 4곳도 처음 선정됐다.
수상자들은 제조·도소매·서비스 등 대부분 중소규모 사업을 영위하는 납세자들이다.
12년 전부터 중증 장애인을 위한 기부활동을 이어온 한남교역의 강구문(53) 대표, 경영 위기에도 신규 직원 채용을 늘리고 기부활동을 해온 오산컨벤션 웨딩홀 정미섭(46) 대표도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죠이프린라이프 정난희(61) 대표, 만년기업사 변순애(60) 대표 등은 장애인을 우선 채용하는 등 소외계층의 자립을 도운 공로를 인정받았다.
병원간병 사업을 개척한 사람마중 정석구(59) 대표, 폐광 지역에서 고용을 창출한 강원남부주민 김기수(69) 대표도 수상자에 포함됐다.
배우 소지섭(41) 씨는 강원도 수재의연금, 미혼모 자활기관 애란원 기부 등 지속적인 나눔을 실천해 수상자로 선정됐다.
국세청은 헌신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지역 경제에 기여한 납세자를 발굴해 2011년부터 매년 시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아름다운 납세자상'을 받은 수상자는 222명에 달한다.
아름다운 납세자상 수상자들은 납세담보 면제, 세무조사 유예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출금리 우대, 신용보증기금을 포함한 보증심사 우대 등 금융 혜택도 주어진다.
한승희 국세청장은 이날 아름다운 납세자상 수상자들과 오찬을 함께하고 나눔 실천과 성실한 납세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국세청은 '아름다운 납세자' 발굴을 위해 국민 추천을 상시로 받고 있다.
추천·신청 대상은 5년 이상 사업을 운영하는 개인·법인으로 성실히 세금을 납부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가능하다.